샹탈 아케르만의 "잔느 딜망”은 역대 가장 영향력 있고 획기적인 영화 중 하나로 찬사를 받은 영화적 걸작이다. 1975년에 개봉한 이 벨기에 드라마는 영화 역사의 전환점을 기록하며 서사적 스토리텔링과 시각적 표현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였다.

 

아케르만 영화는 플롯 중심의 스토리텔링이라는 전통적인 관념을 피하고 보다 관찰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다. 서사는 189분(3시간 9분)에 걸쳐 전개되는 잔느 딜망의 일상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의도적인 페이싱은 시간적 정지감을 만들어내며, 관객을 잔느의 어두운 아파트에 머물게 한다.

 

영화의 구조는 세 개의 뚜렷한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은 잔느의 일상 생활의 리듬을 설정한다. 요리, 청소, 가족 돌보기. 이 세그먼트는 폐쇄 공포증과 단조로움이 특징이다.

서사가 진행되면서 미묘한 긴장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순간은 영화의 구성에 능숙하게 짜여져 있으며, 종종 잔느의 몸짓이나 표정으로 나타난다.

세 번째 섹션은 감정적 해방과 붕괴의 감각이 특징이다. 이 변화는 잔느의 캐릭터에 있어 전환점을 나타낸다.

 

"잔느 딜망"의 페이싱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안드레이 루블료프" (Andrei Rublev, 1966)를 연상시키는데, 감독은 주인공의 영적 여정의 뉘앙스를 포착하기 위해 롱테이크를 사용하여 관객이 잔느의 세계에 살며 그녀의 감정에 동화하도록 한다.

 

잔느 딜망은 복잡하고 다면적인 캐릭터로, 그녀의 동기는 노골적인 진술보다는 미묘한 암시를 통해 전달된다. 그녀의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는 서사의 감정적 닻 역할을 하여 가정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긴장을 강조한다.

델핀 세리그의 섬세한 연기는 잔느의 역에 깊이를 더해, 매혹적이면서도 절망과 단절된 희망을 전달한다. 그녀가 가족과 교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잔느가 열정보다는 의무로 정의된 삶에 갇혀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이 주인공은 아녜스 바르다의 "방랑자 (Vagabond, 1985)와 페미니스트 영화평론가이기도 했던 클레어 존스턴의 "Sisters of '69: Interviews with Women Who Were There"(1991)와 같은 1970년대의 다른 페미니스트 영화에서 발견되는 여성의 권한 강화, 가정 생활, 사회적 기대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캐릭터와 유사점을 공유한다.

 

"잔느 딜망"을 촬영하는데 있어 아케르만은 롱테이크, 의도적인 카메라 무빙, 신중하게 구성된 프레임을 사용하여 폐쇄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영화의 시각적 언어는 노골적인 감정적 단서를 피하고 대신 더 성찰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다.

영화의 촬영감독은 니콜 브레네즈(영화 편집도 맡았음)였으며, 이것이 당시 그녀의 유일한 장편 영화 경력이었다.

아케르만은 잔느의 일상을 포착하기 위해 롱테이크를 사용하는데, 종종 요리나 청소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에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이러한 샷은 가정 생활의 단조로움에 대한 시각적 은유로 작용하여 창의적인 표현과 사회적 기대 사이의 긴장감을 강조합니다.

 

"잔느 딜망"은 가정성(domesticity), 일상성, 여성의 성역할 등 영화가 발표될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여러 주제를 다루었는데, 잔느의 일상과 역할이 엄격하게 정의된 가족 구조를 묘사를 통하여 사회적 기대가 개인의 창의성과 욕망을 질식시킬 수 있는 방식을 드러내고 남성상과 여성성의 전통적 개념을 비판하였다.

 

"잔느 딜망"은 이후 토드 헤이즈 감독의 “Far From Heaven (2002), 켈리 라이카드 감독의 “Old Joy (2006),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2010)과 같은 영화에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마크 제이콥스와 같은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에서 이 영화를 언급하기도 했으며 비디오 아티스트인 Pipilotti Rist나 시각예술가인 Julie Mehretu 처럼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세대의 영화 제작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영화의 보존판인 2014년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은 "Jeanne Dielman"의 방대한 DVD 에디션을 출시했는데, 여기에는 희귀한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2020년, 아케르만의 오리지널 네거티브가 칸 클래식(칸 영화제)에서 초연을 위해 복원되었다.

 

아케르만의 영화에 대한 주요 저서로는 페미니스트 영화의 맥락에서 아커만의 영화의 중요성을 탐구한 선구적 에세이인 로라 멀비의 <Chantal Akerman: A Study of Her Work and Influene> (1999) 와 아케르만 작품의 시각적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측면을 다룬 Sally Ehrlich에세이집 <The Cinema of Chantal Akerman> (2010) 등이 있다.

+ Recent posts